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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가다 라이프

[토마의 노가다 라이프 #28] MZ세대가 느끼는 노가다의 미래 (feat. 워라밸)

 

워라밸과 노가다 

 

 

요즘들어 MZ세대라는 말을 뉴스에서 자주 접하게 된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합친 단어라고 하는데 80년대 말에 태어난 나도 MZ세대에 들어가는 것 같다. 아무튼 MZ세대인 내가 느끼는 노가다를 하면서 느끼는 점을 썰 풀어보기. 워라밸과 노가다는 과연 어울리는 단어인가?

 

요즘은 주 52시간이 적용되어서 주말에 일도 하지 않게 됐다. 예전에는 격주로 주말을 쉬거나, 일요일만 쉬거나 했는데 이제는 주 5일만 일하게 됐네? 작업자들은 불만이 높아져 간다. 일당받아서 살아가는데 일하는 날이 줄면 공수가 안채워지니 월에 받는 돈이 줄게 되니깐. 

 

 

근데 나는 돈에 막 미쳐 있는 상태는 아니라서, 아마도 결혼을 안해서 그런 것 같기는 한데, 주말에 이틀 다 쉬니까 개좋다. 이렇게 카페에 나와서 노트북 타닥 거리면서 토마 노가다 라이프 연재도 할 수 있고 말이야.

 

요즘 일을 하는 마인드도 많이 바뀌어서 돈 받는만큼만 일하자ㅡ로 가닥이 잡혔다. 지금 받는 일당이 13만원인데, 여기 숙노계에서는 최저가에 가깝다. 그런데 내가 이 회사에 무슨 기여를 해주겠다고 땀을 뻘뻘 흘려가면서 일해야 하는지. 받은 만큼 적당히 일하려고 한다. 가능한 관리자랑 작업반장 눈에 덜 띄여서 유령처럼 지내되, 내게 주어진 일은 확실하게 하면 될 것 같다. 근데 그렇게 생각하니까 매일 술 두 병씩 쳐마시는 소상무 대리기사 해주는 것도 연장근무 비용 받아내야 되는거 아냐? 개빡치네ㅋㅋ 노래방이라도 가면 저녁 늦게 돌아오는데 그땐 진짜 짜증난다. 연장근무하니까 평소에 더 일 하지 말아야지. 내 행동은 정당하단 말이지. 암암 그렇고말고.

 

주말에 시간이 생기니까 업무용 트럭 몰고 다니면서 숙소 주변에 예쁜 곳을 많이 돌아다녀보고 있다. 평소라면 돌아다녀보지 못할 곳들. 근처의 항구라든지 유적지도 가보고, 그냥 드라이브도 해 보고 너무 좋다. 이게 사람 사는거지.

 

 

근처 항구에서 일몰을 보니 마음이 겸허해진다. 인생 뭐 있냐.

 

 

 

 

노동의 미래는 있는가? 

 

뉴스를 보다가 경악했다. 알바생 월평균 79만원 번다고? 이게 참말이다냐? 시바 대충 발로 일하는 나도 200만원 초중반은 벌고 있는데? 기사를 좀 더 읽어봤다.

 

 

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21/07/681929/

 

알바생 월평균 79만원 번다…가장 소득 많은 아르바이트는...

주당 평균 20시간 근무해 79만원 월급 지난해보다 월급 늘었지만 10%만 만족 알바 소득은 건설·상하차·영업·간호 순

www.mk.co.kr

 

 

정독해보니까, 79만원은 주에 19.6시간을 일했을 때 나온 수치였다. 나는 주에 40시간(주5일, 하루 8시간 근무 가정)을 일하니까 이 기사에 나온 '일반적인 알바생'을 나의 상황에 대입하면 월에 160만원은 벌어가는 셈이네? 그래도 에이 너무 적다. 이걸로 월세랑 식비랑 교통비내면 뭐가 남냐. 와 노동만 하는 기계도 아니고 말이야. 우리 젊은이들 알바 진짜 혹독하게 사는 것 같다. 근데 내가 대학생때는 시급 5천원만 받아도 와 괜춘하네 이랬던 것 같은데 최저시급이 올라도 살기 힘든 요즘(2022년부터 9120원) 물가는 정말 미쳐돌아가는 것 같다.

 

 

 

그래도 건설이 알바 중엔 제일 많이 주는 걸로 나오네유.

 

 

 

여러분 숙노하세요 진짜. (상황에 따라) 개편합니다. 화기감시 보는 아줌마들도 공장 셧다운이라도 하면 4-500만원은 우습게 벌어가는 곳이 여깁니다. 근데 말이 아줌마지 완전 할머니들이야. 젊은 2-30대라면 정말 일도 더 잘하고 말도 잘들을텐데. 닳고 닳은 노조 아지매들은 진짜 돈욕심에 미쳐 돌아간다. 안좋은 것만 다 배워와서 요구하는 것은 개 많은데 일하는 것은 손톱만큼도 없다. 기공들이 볼트 좀 주워달라는 것도 인상쓰면서 갖다 준다. 쓰다보니 개빡치넼ㅋㅋ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107160600055

 

[기획 시리즈 ‘경계 청년’]자격증 공부하면 “술이나 마셔라” 충고…옮길수록 일터는 작아져

잔업·특근까지 해도 한 달 180만원직급도 올라가봤자 ‘현장 조장’미래 없으니 오래 다닐 필요...

www.khan.co.kr

 

 

최근에 경향신문이 기획시리즈로 밀고 있는 '경계청년' 기사를 흥미롭게 읽었다. 한국이란 이 조그만 땅에서 아둥바둥 살고 있는 젊은 청년들의 삶을 조명하는 기사다. 기사 안에서는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청년들의 실태를 인터뷰 형식으로 담아내고 있는데 이 중 김진모씨(가명, 32세)의 이야기를 일부를 발췌해서 적어본다.

 

 

" 매일 20㎏ 넘는 물건을 옮겼다. 손에는 절삭유가 항상 묻어 있었다. 공장은 100평 남짓한데 퇴근 때 스마트워치를 보면 2만보, 어떤 날은 2만5000보도 찍었다. 잔업과 특근까지 일일 11시간 이상 일한 김씨의 월급은 180만원이었다. "

 

김진모씨 당장 때려치세요 시바. 여기 숙노로 오시면 그렇게 일 안하고도 180은 싸대기 후려칩니다. 와 그렇게 일하고 180받으면 분노가 치밀어오르지 않으세요? 어서 여기와서 안전관리자 하면서 숙노 찍먹하신다음에 기공으로 전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여기는 노령화 진행중이다. 왕년에 날렸던 할아버지(기공), 할머니들(화기감시) 데려다가 꾸역꾸역 일시키고 있는데 이거 10년도 안되면 무너질 것 같다. 내가 미래학자도 아니고 노동의 미래까지는 몰라도 노가다의 미래는 꽤 밝은 것 같다. 토마 니가 뭘 안다고 씨부리냐고? 사방을 둘러봐도 속칭 노가다라고 불리는 업계에서 일하려는 젊은이들이 씨가 보이질 않아요 아주. 앗, 혹시 내가 지금 노인들 데려다가 인건비로 돈벌어먹는 업체에서만 일해서 그런가? ^^;; 근데 이 '노가다'라는 업계가 너무 넓고 다양하기 때문에 함부로 말하기는 쉽지 않기도 하고ㅋㅋ 그냥 가볍게 들어주세요. 근데 김진모씨는 거긴 때려쳐요 제발. 

 

 

 

 

 

그래서 내장목수로 이직 언제하는거야? 

 

27편에서 내장목수로 갈 거라고 긴 장광설을 펼쳤다. 돈은 짭짤하게 벌지만 기술을 배우지 않는 일자리란 쉽게 대체 가능하다ㅡ라는 것이 주요 골자였지. 그래서 7월에는 내장목수로의 이직한다는 것이 목표였다. 그래서 인스타에다가 목수들 밴드에다가 구인글 엄청나게 읽어보고 지원도 많이 했는데 걸리는 건 딱히 없었다. 그리고 뭣보다 무지무지하게 더운 폭염이 찾아오니까 이직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갑자기 수그러들었다. 이 지옥같은 날씨에서 일하면 아무리 안에서 일한다고 해도 쉽지 않을 것 같아서 =_=. 그리고 초보목수(속칭 초목)로 들어가면 일당 10-11로 줄어든다. 무슨 도제식이라나 뭐라나 해서 많이 주지도 않는다. 지금 받는 일당에서 줄어들고 날씨도 거지 같은 때에 일하면 기분도 안좋을 것 같아서 요즘은 구인을 멈췄다. 

 

네... 맞습니다. 길고도 추잡한 변명이었구요... 또 갑자기 삘이 와서 이직 해버릴지, 여기서 끝까지 잔류할지 모르는 일입니다. 일단 여기 현장은 8월 말까지 일은 할 거 같은데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뭐가 있는지 고민을 더 해봐야겠다. 숙노 씨바... 이 악마의 유혹같으니라고ㅠ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