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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가다 라이프

[토마의 노가다 라이프 #27] 숙노 오래하니까 현타 올 것 같아

 

 

나는 가슴이 뛰는 일을 하고 싶다. 

 

 

나는 숙식노가다를 업으로 살고 있다.

플랜트 배관업체에서 안전관리자를 맡고 있다.

가끔씩 공무일도 하고. 사람 없으면 화기감시자도 하고.

멀티플레이어네 생각해보니깐ㅋ

 

 

숙노는 진짜 개편하다.

밥도 주고 재워 주고 근데 또 돈도 주고.

근데 왜 나는 현타가 찐하게 오는걸까?

이렇게 살아도 되는건가??

인생 이렇게 써도 되는거야?? 갑자기 현타 씨게 오네??

 

 

배관구멍을 마스킹 테이프로 막다가 갑자기 현타가 왔다. 지금 이거나 할 때가 아닌데 말이지!

 

 

이 일은 가슴이 뛰지 않는다. 사실 그런 적도 없거니와 이 일을 오래 함으로 인해서 내가 얻을 수 있었던 경험의 기회가 많이 줄어든 것 같다. 물론 돈은... 짭짤했었지. 근데 그게 전부가 아니잖아??

 

이제 조금만 더 채우면 숙노일도 1년 다 되어간다. 예전에는 곧 복직하겠지, 조금만 버티면 괜찮을거야...라는 마인드로 계속 일했는데 아직도 코로나는 이따위 상황이네. 답이 없다 시바.

 

객관적으로 봐도 올해 말까지는 그닥 좋아지지 않을 것 같다. 집에서 탱자탱자 놀지 않고 잠깐 몇 개월 돈버는 용도로 숙노는 진짜 개꿀인데 이게 시간이 오래가면 갈수록 좋지 않다. 왜냐하면 이 일은 내게 발전이 없기 때문이다. 개노잼은 말할 것도 없고.

 

아, 여기서 이 일이라고 하면 숙노 중에서도 '안전관리자'(또는 화기감시자)를 말하는 거다.

 

안전관리자는 아무리 오래해도 6개월을 넘으면 안될 것 같아.

어서 기공의 세계를 꿈꾸고 조공으로 전직하던가 해야지, 계속 안전관리자로만 남으면 그 인생은 조져버리는 거다. 지금 내가 조지고 있듯이. 나는 아무리 일을 오래해도 일당 13이고 남는 기술은 아무것도 없다. 출력일보, 작업일보 작성하는 법 알아서 뭐할건데? 소화기 검사일지 최신화 시켜서 뭐할건데?

 

그래서 나는 무엇을 결심했는고 하니,

 

내장목수, 인테리어 목수 조공으로 들어가서 일을 배워볼까 한다.

 

7월에는 반드시 이직을 할꺼다.

나는 쇠를 다루는 일은 맞지 않는 것 같다.

그라인더 다룰 때마다 튀는 불똥이라든지, 용접할 때 나오는 눈을 멀게 해버릴 듯한 강렬한 플라즈마는 진짜 익숙해지지 않아. 하지만 나무를 다루는 일이라면 재밌게 일할 수 있을 것 같다. 뚝딱뚝딱 멋진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목수들. 

 

전에 인력 뛸 때 목수들 일하는 것 봤는데 베테랑 목수들은 장비만 차고 있어도 간지가 좔좌르 흐른다.

진짜루다가.

 

 

숙노짓도 단기로 할 마음으로 들어왔었는데 생각이 틀려먹었다. 

이거는 적당히 맛만 보고 자신의 진로를 결정했어야 해.

이제 결정했다. 목수 일을 배워보자.

 

초목은 일당이 지금보다 떨어지겠지만,

(완전 초보는 10-11정도 받고 일하는 것 같다)

적어도 내가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는거지란 현타는 안올거다.

재밌을 것 같다. 재미!

뭔가를 배운다는 그 느낌!! 그립지 않냐!

 

 

목공 기술을 배우면서 나는 지금 꿈만 꾸는 녀석이 아니라 이뤄 나가는 녀석이라는 긍지를 느끼고 싶다.

 

아무튼 뭐라고 막 써제꼈는데 곧 올라오게 될

30화부터는 목수 노가다(?) 이야기를 하는 토마가 되면 좋겠다. 

 

 

숙노에서 목수로 전직하는 이야기. 그런것도 나름 재밌을 것 같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