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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가다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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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의 노가다 라이프 #29] 죽지 못해 살고 있습니다. 숙노는 기다리고 좌절한다 저번 현장이 끝난지 2개월이 넘어가는데 다음 현장이 잡히질 않네요. 워낙 저번 현장에서 소상무한테 싸가지 없이 굴어서 더 이상 나를 부르지 않을거란 생각은 하고 나왔었지요. 그런데 사람 마음이라는게 참 간사한 것이, '그래도 혹시나 필요하다면 불러주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제 딴에는 곧 다음 현장에 갈 것 같은데 굳이 인력소에 나갈 필요가 있나 싶어서 집에서 탱자탱자 놀고 지냈습니다. 나무늘보같은 삶이었습니다. 퍼지게 자다가 일어나서 잠깐 유튜브 보다가, 밥먹고 카페 가서 책 읽고 오다가, 그리고 집에서 자다가, 일어나고, 그리고 반복. 그렇게 2개월이 흘렀지만 연락은 여전히 오지 않았습니다. 숙노로 모아뒀던 돈도 슬슬 떨어지고 토마는 후달리기 시작합니다. 그..
[토마의 노가다 라이프 #28] MZ세대가 느끼는 노가다의 미래 (feat. 워라밸) 워라밸과 노가다 요즘들어 MZ세대라는 말을 뉴스에서 자주 접하게 된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합친 단어라고 하는데 80년대 말에 태어난 나도 MZ세대에 들어가는 것 같다. 아무튼 MZ세대인 내가 느끼는 노가다를 하면서 느끼는 점을 썰 풀어보기. 워라밸과 노가다는 과연 어울리는 단어인가? 요즘은 주 52시간이 적용되어서 주말에 일도 하지 않게 됐다. 예전에는 격주로 주말을 쉬거나, 일요일만 쉬거나 했는데 이제는 주 5일만 일하게 됐네? 작업자들은 불만이 높아져 간다. 일당받아서 살아가는데 일하는 날이 줄면 공수가 안채워지니 월에 받는 돈이 줄게 되니깐. 근데 나는 돈에 막 미쳐 있는 상태는 아니라서, 아마도 결혼을 안해서 그런 것 같기는 한데, 주말에 이틀 다 쉬니까 개좋다. 이렇게 카페에 나와서 노트..
[토마의 노가다 라이프 #27] 숙노 오래하니까 현타 올 것 같아 나는 가슴이 뛰는 일을 하고 싶다. 나는 숙식노가다를 업으로 살고 있다. 플랜트 배관업체에서 안전관리자를 맡고 있다. 가끔씩 공무일도 하고. 사람 없으면 화기감시자도 하고. 멀티플레이어네 생각해보니깐ㅋ 숙노는 진짜 개편하다. 밥도 주고 재워 주고 근데 또 돈도 주고. 근데 왜 나는 현타가 찐하게 오는걸까? 이렇게 살아도 되는건가?? 인생 이렇게 써도 되는거야?? 갑자기 현타 씨게 오네?? 이 일은 가슴이 뛰지 않는다. 사실 그런 적도 없거니와 이 일을 오래 함으로 인해서 내가 얻을 수 있었던 경험의 기회가 많이 줄어든 것 같다. 물론 돈은... 짭짤했었지. 근데 그게 전부가 아니잖아?? 이제 조금만 더 채우면 숙노일도 1년 다 되어간다. 예전에는 곧 복직하겠지, 조금만 버티면 괜찮을거야...라는 마인드로..
[토마의 노가다 라이프 #26] 숙식노가다 수익인증합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토맙니다. 지독하게 늦은 다음글이지요? 죄송합니다.. 더 성실해지겠습니다. 그러면 또 여차저차 시작해보겠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얼마를 벌었는데? 지난번 포스팅에서 언급했듯이 4월말 현장은 마무리 되어서 이제 집에서 탱자탱자 놀고 있다. 인간백수가 아니라 거의 쓰레기가 되어가던 차에 이러면 안되겠다! 급한 현타가 와서 인력소라도 나가서 일을 하고 블로그에 글을 써볼까 하던 참에 다시 업체한테 일을 할 수 있겠냐고 연락이 왔다. 여주에 있는 플랜트 보수 현장이었다. 신나서 짐을 꾸리고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있었는데, 이게 뭐야. 딱 5일동안 일하고 원청에서 인원감축 요청으로 인해 잘려서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시부럴... 한 일주일동안 무료해서 뒹굴거리다보니 소상무님..
[토마의 노가다 라이프 #25] 공사가 끝나고 난 뒤 점점 완성되는 공장 그리고 숙청의 시작 때는 4월 말, 공장의 모습이 많이 달라졌다. 내가 투입되었던 작년만해도 뼈대만 세워졌던 공장은 이제 지붕과 외벽이 완벽하게 갖춰졌고 각 서포트에는 우리 업체 반장들이 깔아놓은 배관들로 빼곡하다. 내부는 각종 생산기계들이 설치되었다. 공장의 완성도를 100으로 두고 보면 80이상은 넘은 것 같다. 그리고 공정율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업체들의 숙노 숙청은 시작된다. 필요할 땐 취하고 완성되면 버린다. 업계의 생리이고 반장들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참 기분이 묘해지는 시점이다. 반장들이 휴식시간마다 아는 형이나 동생들에게 전화를 돌리는 횟수도 더 많아진다. 어이~ 최반장 오래간만이요. 여기 일이 거의 다 끝나가는데 그 쪽은 좀 어떤가 싶어서 말이야. 자리좀 있나..
[토마의 노가다 라이프 #24] 노가다꾼은 장갑을 두 개 낀다 정보와 개노잼 사이23편에는 배관업체에서 일하는 공종에 대해서 주절주절 이야기 해봤는데 내가 다시 읽어봐도 개노잼, 핵노잼이다. 정보를 넣다보면 재미가 없어지고 재미가 있으려면 노가다 관련 정보가 없다. 참 아이러니한데 이 두 개를 같이 끌고 갈 수 있도록 고민중이다. 그건 그렇고 요즘 날씨 참 좋다. 아침엔 조금 쌀쌀해서 TBM할 때는 조금 몸도 떨리는데 정오가 될 때 쯤이면 햇빛이 아주 따스하다. 거참 노가다하기 딱 좋은 날씨구먼. 현장에서 장갑은 두 개를 끼는 게 국룰?노린이들은 처음 일 나가면 장갑을 내가 준비해야 하는지부터 궁금할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장갑은 업체 보급물품이다. 각반도 마찬가지고. 그러니까 장갑없는 노린이는 현장가서 장갑 좀 주쇼!! 당당하게 외치면 이 자식 생긴건 초짜같이..
[토마의 노가다 라이프 #22] 늦은 연재에 대한 변명의 글 늦게 시작한 주식에 빠져들다 정말 오랜만에 노가다 라이프 집필을 한다. 그럼 그동안 뭐했느냐? 주식했다.(자랑이냐!) 2월 25일 엔비디아 주식 1주를 산 것으로 나는 처음으로 '주주'가 되어 보았다. 570불을 지불해서 나도 엔비디아란 거대 기업, 4차 산업혁명을 일궈낼 큰 잠재력있는 기업의 성장을 뿌듯하게 바라볼 수 있는 주주가 된 것이다. 이 한 걸음을 내딛는데, 그것도 한국주식도 아닌 미국주식을 사는데 30년이 넘는 세월이 걸렸다. 대학시절에는 주식 관련 책들을 사서 읽기도 했고, 증권사에 가서 주식거래용 계좌도 만들고 컴퓨터에 HTS도 깔기까지 했다. 한마디로 주식을 사는데 있어서 필요한 일들을 다 하고 나서 주식매수라는 그 버튼 하나를 누르지 않고 어영부영 세월이 흘렀다. 마음 깊은 곳에 거부..
[토마의 노가다 라이프 #21] 6개월차 숙노가 하는 일 나도 이제는 어엿한 숙노 작년 10월부터 시작한 숙노도 어느덧 6개월차에 접어들었다. 이정도면 나도 당당하게 숙노 해봤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다. 안성부터 시작했던 현장은 이후 서산을 거쳐 지금은 아산에서 같은 업체와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나름 핵심인물들과 사교를 하면서 굳이 이 업체가 아니더라도 다른 숙노로 편입될 수 있는 인맥을 만들었다. 근데 나는 이 업체가 마음에 든다. 저녁에 술도 사주고 음료도 사주기 때문이다. '공무' 클래스로 전직하였습니다 숙노 뉴비로 많은 클래스를 전전했다. 처음에는 노란완장의 안전관리자. 그 다음에는 소화기 하나들고 용접작업 옆에서 멀뚱멀뚱 서 있는 화기감시자. 이렇게 두 클래스에 익숙해지니까 중장비 유도하는 신호수를 시키더라. 지게차를 유도해봤고 수백톤 되는..